고운 최치선
굵은 눈물방울에 들어있는 사연
꽃의 향기에 취한 가슴 아픈 이별인가
순대국에 소주 한잔 비우고
아무도 없는 앞자리를 응시한다
언제나 거침없는 입담으로
식어버린 심장마저 따뜻하게 덥히고
가난한 시인의 주머니에 풍성한 가락을 넣어준
잊혀진 할리우드 여배우를 닮은 얼굴
'사랑은 무수히 많은 화해의 밤을 낳는다’며
더 많은 침묵의 사연을 채워주었다
순대국에 소주 한잔 비우고
아무도 없는 앞자리를 쓰다듬는다
차가운 냉기가 흐르는 곳에 착시처럼 앉아있는
이별의 말이 내 눈을 찌르지만
아픔도 느낄 수 없이 굳어버린 눈동자
시선이 머물다 흩어지는 시간
더 이상 보고 듣고 만질 수 없음에
자꾸만 허기가 밀려온다
차라리 아픔이 모든 세포를 깨운다면
이 순간 편하게 잠들 수 있으련만
문학